경남경찰청이 지난 21일 발생해 213시간 만에 주불이 잡힌 산청 산불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을 벌인다.
경남경찰청은 1일 오전 11시부터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산불 최초 발화지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림청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발화지점 조사를 통해 화염 흔적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남경찰청은 산청군 산림 특별사법경찰로부터 이번 산불 사건을 넘겨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산불과 관련해 관련자 4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며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해 사건을 산청군에 인계한 바 있다. 하지만 피해 면적이 크고 수사 사고 수습으로 인력이 부족한 점 등을 들어 관련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 경찰에 도움을 구했다.
참고인들은 70대 A 씨 등 4명으로 지인 사이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3시 26분께 최초발화 지점 주변에서 예초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은 각자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주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과 합동 감식을 벌여 발화 지점 주변의 화염 흔적 등을 조사한다. 현장 조사와 A 씨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이번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인명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서도 업무상 과실 여부를 수사한다. 당시 규정에 따라 진화대원의 투입 시기와 위치가 정해진 것인지, 적절한 안전장비를 지급한 것인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예초 작업 도중 물꽃이 튀어 발화됐는지, 담뱃불 때문에 불이 났는 지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은 합동 감식을 거쳐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산청·하동 산불은 213시간 만인 30일 오후 1시께 큰불이 꺼졌다. 이번 산불로 지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축구장 2600여 개에 달하는 1858㏊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등 84곳이 피해를 입었고, 215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27명은 1일 현재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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