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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관세 충격.."최악땐 펜실베이니아 GDP만큼 날린다"

■ 무역장벽 역효과 따져보니

최고수준 적용땐 관세율 28%P↑

2~3년간 美 물가 2.5%P 높일듯

중국산 의존 美기업에 수익 압박

투자중단·소비감소 악순환 우려

일각선 "성장효과 없다"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8%포인트 치솟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가량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대략 1조 달러(약 1472조 원)의 생산이 줄어드는 것으로, 펜실베이니아주 전체 GDP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규모다.

1일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교역 상대국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약 28%포인트 상승해 180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4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비관세장벽, 부가가치세(VAT) 및 기타 불만 사항을 최대치로 반영해 관세로 산정할 경우의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1930년대 악명 높았던 ‘스무트·홀리관세법’ 당시보다 더욱 파괴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1929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자인 리드 스무트 상원의원과 윌리스 홀리 하원의원이 미국 경제를 보호하겠다며 발의한 스무트·홀리관세법은 대공황을 악화시켜 이후 자유무역 질서에 균열이 생길 때마다 반면교사로 언급되곤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당장 이번 관세가 향후 2~3년간 미국 물가를 2.5%포인트가량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경제가 입은 피해(3년간 약 6% 위축)에 근접하는 충격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부가가치세와 중국의 비관세장벽에 불만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지만 해당국의 GDP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캐나다와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더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전망은 다른 나라들도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제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의 투자 중단과 소비 감소 등 간접적 영향까지 계산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는 지난 40년 이상 미국을 착취해왔다”며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발표일인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 칭했지만 정작 고율 관세로 인한 타격은 미국이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가 자동차 관세와 중국에 대한 20%의 추가 관세, 전 세계 대상의 상호관세를 전제로 추산한 결과 2027년 전 세계 GDP는 0.6% 감소하는 반면 미국은 2.5%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가격 상승이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의 수익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다.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작은 결정조차 보류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펩시코 등 기업들의 공장과 창고 하역장을 관리하는 데이터독스의 경우 이달 예약이 전년 대비 35%나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여름철까지 배송을 계획하는 기업들이 4월 상반기 이후의 예약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공급망 혼란 당시 목격했던 불확실성과 같은 행동 패턴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9년 트럼프 1기의 첫 무역 전쟁 당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투자와 고용을 둔화시키는 불확실성의 영향이 관세의 직접적인 효과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번에는 불확실성이 당시 수준을 넘어 급증했고, 이는 이미 공식 예측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글로벌 금융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해 12월 29일 3.3에서 올 3월 27일 9.2까지 치솟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많은 국가들이 거대한 관세장벽 뒤에 숨어 성장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보호무역주의는 좋은 전략이 아니고 우리는 이를 세계 역사에서 여러 번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세계경제 활동에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며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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