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가 주는 즐거움과 여유로움의 시대는 사라지고, 점점 삭막하게 바뀌는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따스한 정이 넘치는 할배, 할매의 정다운 미소와 더불어 푸른 잔디밭을 걸으며, ‘땡그랑’하고 공이 굴러 홀컵에 들어가는 소리에도 마냥 기뻐서 서로 축하한다.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삶에 지친 육체적 피로도 풀어주는 파크골프는 우리네 일상에 희망을 선사하며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
구장에 나가면 모든 남녀가 친구고, 정다운 연인이고, 보고 싶어진다. 하루라도 보이지 않으면 안부 전화하고, 내일의 만남을 약속한다. 짝을 지어 라운드하면서 푸른 하늘 아래 주위를 감상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실력을 뽐내는 샷을 날리면 동반자의 ‘굿샷’ 환호에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지금은 파크골프 동호인이 너무 많다 보니 긴 기다림에 짜증을 낼 때가 있다. 조금의 양보도 없는 삭막한 모습에 좋았던 옛 시절이 떠올라 그때가 그리워진다. 동호인이 늘어나는데 파크골프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전에는 쉬지 않고 18홀을 도는데 1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2시간 30분을 훌쩍 넘는다.
각종 대회 변화의 바람으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파크골프
파크골프의 국산화는 여러 모습을 바꿔놓았다. 과거 일본 제품만 호응하던 것에서 이제는 기술력과 다양한 디자인을 겸비한 국산 제품을 많이 찾으면서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도 보탬이 되고 있다.
파크골프장에도 젊은 동호인이 늘었다. 골프를 즐기던 분들도 파크골프의 매력에 너도나도 회원으로 가입해 라운드를 한다. 옷차림도 다양한 유명 브랜드로, 활기찬 모습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지자체마다 각종 대회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단순히 파크골프를 운동으로 즐기려는 이들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처음에는 트로피와 메달 정도였던 시상품도 이제는 용품 업체가 늘어나면서 바뀌었다. 홍보 목적으로 기부된 파크골프 채가 시상품으로 자리매김했고, 공을 비롯한 각종 용품이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한 지자체는 1억 원이 총상금을 책정하고 남녀 선수 1등에게 각각 1000만 원의 상금을 걸면서 전국의 파크골프 잘 치는 선수들이 찾아와 지역경제가 살아났다고 큰 소리를 친다. 이런 변화된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클럽 활동을 하면서 우정을 쌓고 친목을 다지던 분, 육체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하루 1만 보씩 경기를 하며 걷는 분들이 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잇따른 대회 개최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느끼는 짜증과 함께 밀려오는 불안한 마음은 어떻게 해야 나아질 수 있을까. 이제는 생활체육과 전문체육(프로)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협회도 지혜로운 업무 운영으로 회원들에게 혜택을
협회 행정은 투명해야 한다.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협회가 주관하는 예선 참가자 선발대회의 참가비, 여타 대회들의 참가비 등 각종 수입 및 지출 내역은 행사가 끝나면 바로 정리되고 분기별로 공시돼야 회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사무원 월급도 명시해야 한다. 그들의 충분한 노력에 대가를 지불해야, 이들이 금전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부정을 저지르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그렇게 믿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업무가 이뤄져야 한다. 회원 회비를 사용한 내역은 정확히 기술해 회원들에게 알려줘야 서로 신뢰할 수 있고, 불신이 생기지 않는다.
전국 단위 시 협회나 구·군협회, 각 클럽의 활동에서도 회원들이 돈의 흐름을 믿지 못하고 임원들을 불신하며,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나곤 한다. 어느 체육단체든지 회원들의 불만을 잘 파악해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하며, 지혜로운 행정으로 회원들이 편하게 운동하고 일상을 즐기도록 도와야 한다.
즐거움의 봉사 문화가 돈의 유혹 때문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잔디가 솟아나는 지금 같은 시기에 회원들은 구장을 돌며 잡풀을 제거하고, 옹기종기 모여 즐거운 커피타임도 갖곤 했다. 대회기록원을 하면서도 봉사하는 마음에 피곤한 줄 모르고 선수들과 하루를 보냈고, 태풍이 지난 뒤에는 자발적으로 구장에 나와 복구 작업을 위해 땀 흘리며 봉사는 회원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이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아름다운 정이 넘치는 시절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겠지만, 잊지 못할 추억의 장으로 회원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기를.
부산도 지금은 구장 사정이 어려워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부산시와 각 자치구, 구·군협회가 지혜를 모아 구장 증설과 함께 불편한 점이 줄어들도록 노력하는 만큼 회원들도 참고 기다리는 미덕을 발휘할 때다.
‘파크골프는 나의 삶과 건강한 육체로 이끌어 가는 힘의 원동력이다.’
강근호 전 부산시파크골프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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