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 3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을 해제한 후 집값이 뛰자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서울시의 토허구역을 재지정을 이끌어냈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토허구역 대상지에 실거주 의무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합동 특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한 마디로 뒷북 행정이고 결과적으로는 행정력 낭비가 됐다.
국토부는 토허구역 지정 여부가 지자체장의 권한이라며 토허구역 논란에서 한 발 빗겨서려 하지만 국토부 역시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토허구역 재지정 직전까지 서울시는 토허구역으로 인한 집값 상승은 미미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때까지도 국토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부처가 토허구역 해제에 따른 부동산 과열을 지적하자 국토부는 돌연 집값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서울시의 토허구역 재지정으로 이어졌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한 달 만에 토허구역 입장을 바꾸기 어려웠지만 정부 차원의 압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과열되자 국토부가 뒤늦게 개입한 셈인데, 토허구역 해제 때부터 서울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면 성급한 토허구역 해제로 인한 시장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토허구역 재지정 이후에 벌어진 행정 혼란에서도 국토부의 느슨한 행정이 문제가 됐다. 토허구역 메뉴얼이 명확하지 않아 서울시 자치구 내에서도 행정 절차가 상이하자 국토부는 뒤늦게 서울시 자치구와 협의를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집값 안정이라는 국토부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책임감을 가지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 시장에서는 4일 탄핵 인용 시 집 값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주택 매입을 늦추는 매수자들이 혼재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다사다난 한 임기를 보낸 박 장관이 탄핵 선고 이후 발생할 부동산 시장 혼란에 주도권을 가지고 대처해 임기의 마지막을 준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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