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은 윤 대통령이 극심한 정치·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통합하기 보단 적법한 절차를 어기고 국가 긴급권을 남용했다고 질타하는 쪽에 가까웠다.
4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탄핵 심판 선고에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 만,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문 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에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문 대행의 “피청구인의 위법 행위는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는 파면 결정은 특히 전원일치로 내려졌다는 데 눈길이 간다. 그간 5대3으로 기각된다거나 각하까지도 나올 수 있다는 온갖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퍼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과 함께 길어야 60일인 이번 조기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숨 가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권 교체를 벼르는 더불어민주당과 정권 재창출을 호소하는 국민의힘의 양자 대결이 유력시된다. 지난 약 4개월의 탄핵 정국 기간 전국 각지에선 집회·시위가 끊이는 날이 없었고, 진영 간 충돌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었다. 이처럼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고 정치를 회복하는 동시에 대내외 경제 위기 속 국정을 조속히 안정화해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정치권의 최우선 책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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