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X들이네 XX. 나라 망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거부합니다!”
4일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용산 일대를 가득 채운 지지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일제히 고성을 쏟아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20여분 동안 초조한 표정으로 TV를 바라보던 이들은 전원 인용 판결이 확정되며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남동 관저 인근 곳곳에선 오열, 탄식과 함께 ‘빨갱이들’ ‘대한민국 망했다’ ‘할복해’ 등 악에 받친 고함소리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연단에 선 전광훈 목사는 또 다시 ‘국민저항권’을 거론하며 익일 집회를 예고했다. 전 목사는 “내일 한 시까지 광화문으로 3000만 명이 모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70%다. 우리는 법대로 국민저항권으로 후손들에게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각지역 대통령실 인근 역시 초상집마냥 침울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대부분이 멍하니 앉아 침묵하는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은 플랜카드를 바닥에 내팽겨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오열하는 이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인근 현장에 대기 중인 경찰을 가리키며 “다 총살해야한다” “대한민국이 망했다”며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집회 주최자 측도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진행자 측은 다급히 ‘뉴스를 꺼달라’고 요청하며 ‘충돌은 안된다’ ‘욕을 하지 말아달라’며 지지자들에게 신신당부했지만 흥분한 군중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스크린으로 선고를 지켜보던 국민변호인단 소속 500명 역시 “나라가 망했다”라고 외치는 등 흥분한 모습이었다. 국민변호인단은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직무복귀 환영 퍼레이드'를 준비한 상황이었다.
종로 탑골공원 인근에 마련된 우리공화당 집회에도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선고가 나자 한숨과 욕설이 곳곳에서 일제히 쏟아져 나왔고 참가자들은 뒷좌석에서부터 빠르게 빠져나갔다. 한 노년 여성은 “헌재에 불이라도 질러버려야 한다”며 씩씩대며 퇴장했고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며 화를 내는 노년 남성들도 볼 수 있었다. 무대에 선 연사는 “절망하지 맙시다”라며 구호를 외쳤지만 호응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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