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4명의 작품 11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는 전시가 5일부터 보름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감정을 화사한 색채감으로 풀어낸 젊은 감각의 회화부터 태국 특유의 신화·종교적 색채가 담긴 이국적인 작품까지 다채롭다. 한국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던 태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공개된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 일곱 번째로 열리는 국제문화교류전 ‘태국 현대미술-꿈과 사유’를 20일까지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재단은 베트남·태국·미얀마·필리핀·말레아시아 등 동남아시아 6개국의 미술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였으며 올해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다. 전시를 기획한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태국은 동남아 대륙부 중심에 위치해 이웃 국가들과 상호 교류가 많고 지역 예술을 이해하는 시작점으로 삼기 좋다”며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않아 자기 문화를 잘 보존했기에 특유의 독창성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꿈’과 ‘사유’ 두 개로 나뉜다. ‘꿈’ 섹션에서는 태국 젊은 작가 14명의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사실적인 유화부터 사색을 이끌어내는 반추상 회화, 종이 레이스를 이용한 콜라주 작업까지 신선한 시도를 만날 수 있다. 박 교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종교적 색채가 잘 드러나지 않는데 태국 미술계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세대 교체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유’ 섹션에서는 뉴욕, 런던 등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중견 작가들이 정치·사회·환경을 주제 삼았던 작업들을 모아 사유의 확장을 시도한다. 신문지 위에 페인팅 작업으로 자유·평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티라바니자의 작품 6점을 비롯해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전에 참여한 작가 임하타이 쑤왓타나씬의 조각 설치가 공개된다. 머리카락과 물고기 비늘로 제작한 강렬한 고릴라의 형상은 인간에 의한 환경 파괴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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