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부과로 미국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부과된 대(對)중국 관세에 대응해 공급망을 재편해왔지만 새로운 조달처로 주목했던 아시아 주요 국가들까지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원가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네이션와이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잔치치는 “이번 상호관세 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와 복잡성을 지녔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60%에 가까워졌을 뿐 아니라 베트남과 인도처럼 미국 소매 업체들이 중국의 대체 조달처로 기대를 걸었던 국가들까지도 고율 관세의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급망을 재편하더라도 비용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타깃은 지난달 과테말라와 온두라스를 새로운 공급국으로 바꿨지만 이번 관세 조치로 이들 국가 역시 10%의 관세를 물게 됐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공급망 다변화 효과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전날 뉴욕증시에서 소비 관련 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비식품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낙폭이 컸다. 저가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1달러숍’ 체인인 달러트리는 13%나 하락했고 유통 대기업 타깃 역시 11% 하락 마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경제의 체감경기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공급관리협회(ISM)가 3일 발표한 3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경기지수는 50.8로 전월보다 2.7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 재정도 악화하고 있다. EY파르테논은 “가계 재정 기반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저소득층과 청년층은 신용 불량에 시달리며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매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이탈하고 가격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딜레마에 처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매업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전미소매업협회(NRF)가 이달 2일 발표한 올해 성장률은 전년 대비 2.7~3.7%로 예측되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팬데믹 전인 2016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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