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검찰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명태균 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야인’ 윤 전 대통령은 내란·외환죄 제외 형사불소추 특권이 사라져 명 씨 사건 관련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수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여사도 영부인으로서 경호 등 제약 조건이 사라져 검찰 소환 조사가 언제든지 가능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국회의원·지방선거 공천 개입 △윤 전 대통령 무상 여론조사 제공 및 여론조사 조작 의혹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 등 명 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현재 수사가 진척된 부분은 오 시장 사건이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받는 의혹은 현직 대통령 신분 때문에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파면으로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제약 없이 수사할 수 있게 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로부터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 받고 이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당시 후보를 공천할 수 있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 20대 대선 전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돕기 위해 81차례 공표·미공표 여론조사를 했고 비용 3억 7520만 원을 명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부담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숫자를 조작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이후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와 통화를 하고 김 전 의원을 국민의힘 창원의창 후보로 공천될 수 있게 개입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공개된 녹취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공천 당시 명 씨와의 통화에서 “상현이(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라고 했다. 김 여사도 같은 날 명 씨에게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라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김 전 의원을) 그냥 밀으라고(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명 씨 관련 사건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에 따른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올 1월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기소할 때 현직 대통령 신분에 따라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서울고검이 검토하고 있는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 여부 결론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이밖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맡고 있는 윤 전 대통령 관련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혐의(직권남용, 범인 도피)를 받고 있다. 다만 검찰과 공수처가 대선을 앞둔 시점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수사를 급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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