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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주의 훼손 심판…분열 끝내고 통합으로 복합위기 극복해야

헌재 전원 일치 “중대 위법” 尹파면…법치 회복을

조기 대선, 나라 정상화·경제 재도약 디딤돌 돼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가운데)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선고했다. 계엄 선포는 국민 신임을 배반하고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해 중대한 위법이라고 판단해 탄핵을 인용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111일간 끌어온 탄핵심판은 찬반으로 나뉜 국론 분열 끝에 결론이 내려졌다. 헌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렸다”면서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파면을 결정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한 헌법 77조의 계엄 발동 요건을 벗어난 것이라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군 병력을 국회에 진입시켜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불법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은 헌법기관의 권능과 독립성을 침해한 행위로 봤다. 국회의장, 정당 대표 등 14명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한 것은 정당 활동 자유의 침해다. 국회와 지방의회·정당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발령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 헌재는 거대 야당의 법률안 일방 통과 등을 지적하면서도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돼야 할 정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헌재의 파면 결정은 헌법 위반 행위를 엄단함으로써 법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웠다. 다시는 국가 최고 권력자가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벗어나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윤 대통령과 정치권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 입장을 분명히 밝혀 국론 분열을 끝내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나라 정상화와 경제·안보 복합위기 극복, 경제 재도약 등의 과제를 실현할 수 있다. 여야 모두 사생결단의 정쟁을 접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파행에 야당의 잘못도 있다’는 헌재의 지적을 곱씹어야 할 것이다. 탄핵 찬반 두 갈래로 쪼개져 극단적으로 대립하며 서로 혐오했던 상처를 딛고 모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만일 여야가 계속 권력투쟁에 매몰돼 정국 혼란 수습의 골든타임을 허비한다면 계엄·탄핵 정국의 불안이 경제·안보로 전이돼 나라 전체가 회복 불능의 다층 복합위기에 빠질 수 있다.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60일 내 조기 대선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치러지게 된다. 이 기간 정부는 국정 정상화와 공정한 선거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는 헌재의 결정에 대한 논란을 접고 국민 모두가 분노의 광장에서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국가 위기 관리와 공정하고 중립적 대선 관리라는 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 한 대행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기 대선에서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유능하고 깨끗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그래야 계엄·탄핵으로 인한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몰고 온 ‘트럼프 스톰’이 중첩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길 수 있다.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 차기 대통령은 정치·경제·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정치를 복원해 국민을 통합하고, 성장 동력을 되살려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튼튼한 자주 국방 태세를 갖추는 시급한 국가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공정 사회를 건설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여야와 대선 주자들은 진영 간의 극단적 대립을 조장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 나라 살림을 거덜나게 만드는 망국적 포퓰리즘 경쟁도 자제하고 경제·안보에 대한 미래 비전과 정책 제시로 승부해야 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민주주의 훼손으로 국정이 파행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 제도 전반을 개혁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번 대선 기간에는 ‘제왕적 대통령과 행정부·국회 충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한 개헌론 등을 놓고 건전한 토론을 펼쳐야 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부상할 새 지도자는 신성장 동력을 점화하고 재도약을 이끌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우리 사회의 낡은 구조를 일신해야 한다. 노동·연금 등 구조 개혁과 규제 혁파, 초격차 기술 개발, 인재 육성, 저출생 대응 등 핵심 국가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야 할 것이다. 새 지도자는 트럼프 미 행정부 이후 달라진 동맹관이 가져올 안보 불안을 씻어주고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익과 안보를 지키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동맹 강화와 자강 능력 배가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섰다. 만일 이번 대선에서 국가 재도약과 국민 통합을 이끌어낼 능력과 비전을 갖추지 못한 인사가 지도자로 선출된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서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진하려면 유권자들이 대선 과정에서 매서운 눈으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여야가 무한 정쟁과 선심 경쟁을 멈춰야 국가 역량을 하나로 모아 경제가 번영하고 안보가 튼튼한 나라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다. 우리나라가 분열적 이념과 포퓰리즘의 늪에 빠져 퇴행의 길로 갈지, 아니면 시장경제를 토대로 구조 개혁과 성장 엔진 발굴로 재도약할지 기로에 놓였다. 결국 나라의 미래는 모든 국민들과 여야 정치권의 선택과 태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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