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이 본격적인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 힘 의원이 주말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1시간가량 독대를 하면서 나 의원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된 후 “선거 준비를 잘하라”는 당부한 뒤에 단독으로 만난 여당 의원이라는 점에서 ‘윤심'이 최종적으로 나 의원에 실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6일 중진 의원 간담회와 의원 총회를 잇달아 열어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당 수습 방안과 조기 대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의원 총회에서는 의원들이 주말 사이 청취한 민심을 공유하고, 대선 전략과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 당 결속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에 앞서 오후 3시 4선 이상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국힘이 본격적인 조기대선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전날 나 의원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1시간가량 단독으로 차담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끈다. 여권 관계자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 의원에게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재판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고 위로했다.
나 의원은 여당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기각 또는 각하를 촉구하며 탄원서 제출을 주도한 대표적 인물이다. 지난 2월에는 당 지도부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구치소 면회를 가기도 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선고한 날 첫 메시지를 통해 “(조기 대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선거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튿날에 전격적으로 나 의원을 관저로 불러 단독으로 만났다는 점에서 여권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그 의미가 적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더구나 나 의원 역시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의 초대에 즉각 응답했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간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국민의 힘 당내에서는 윤 전대통령이 파면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독주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윤 대통령 파면후 처음으로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대선 주자 적합도에서는 이 대표가 48.9%로 여전히 압도적 1위를 차지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8.6%) 등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결국 이 같은 구도가 지속될 경우에는 국민의 힘이 대선에서 승리는 커녕 민주당과 제대로 맞붙어볼 가능성도 적다는 점에서 일종의 ‘판 흔들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윤 전대통령의 나 의원 독대는 당내 경선에서 나 의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기존의 정형화된 구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시도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에 나경원 의원을 당내 경선을 통해 새로운 주자로 부각시켜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파면됐지만 여전히 이를 따르는 국민들도 상당수라는 점에서 ‘나경원 카드’는 한 번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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