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주요 대선 주자들이 일찌감치 개헌을 주장해온 상태에서 눈길은 압도적인 1위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선 1위 주자들은 기존 규칙을 흔드는 개헌에 소극적이었다. 곧 손에 쥘 것 같은 대권에 변수를 일으키지 않는 선택이 합리적이라고 봤던 셈인데 이 대표도 비슷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친명계 의원들은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도부까지 나서 우 의장 개헌론에 반대하자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당내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 대표 사퇴와 함께 권력 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 때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의 개헌 구상을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개헌에 대한 입장에 대해 “(2022년과) 크게 변한 바가 없다.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은 5년 임기를 채우고 후임 대통령부터 ‘4+4 중임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낼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친명계를 중심으로 지도부까지 나서 우 의장 개헌론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자 실제 이 대표가 개헌에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는 기류다. 당 안팎에서는 우 의장의 개헌 제안이 이 대표와 사전에 공감대를 이룬 상태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제안에 대해 “개헌에 동참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에서 만든 안을 우리가 고무 스탬프처럼 찍을 수는 없다”며 “국회 개헌특위 발족 이후에 논의되는 부분은 당 개헌특위에서 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말했다.
조기 대선 준비에 나선 국민의힘 잠룡들도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시대를 바꾸기 위해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3년 임기 단축을 비롯한 대통령 4년 중임제·국회 양원제 도입을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 당 경선 후보들과 최종 본선에 갈 후보도 전부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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