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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유가까지 일제히 곤두박질…"美실업자 200만명 늘수도"

◆ 'R의 공포' 키우는 관세 역풍

中도 보복관세…인플레 우려 확산

투자자들 안전자산에도 자금 빼

파월 "관세 인상 폭 예상보다 커"

JP모건 "美경제 올 역성장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 여파로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지고 금·석유 등 안전자산의 가치도 무차별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특히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까지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에 나서자 물가 상승, 생산 둔화, 역성장 등을 동반한 ‘무역 전쟁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뒤덮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5.50%, 5.97%, 5.82%씩 일제히 급락했다. 3일 3.98% 내렸던 다우지수는 이날 하락 폭을 더 키웠고 S&P500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2020년 3월 16일 이후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전 고점인 지난해 12월 16일(2만 204.58)보다 22.85%나 주저앉았다. 특히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왔던 엔비디아(-7.36%), 애플(-7.29%), 테슬라(-10.42%)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폭락했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대만의 TSMC 주가도 6.75% 빠졌다. 같은 날 독일 DAX40(-4.66%), 프랑스 CAC40(-4.26%), 영국 FTSE100(-4.95%) 등 주요국 증시도 줄줄이 내리막을 탔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과 유가도 유동성 부족의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024.2달러로 전장보다 2.9% 하락했다. 연이틀 이어진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 투자자가 마진콜 상황(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한 경우 현금 확보를 위해 안전자산인 금을 매도하기 때문이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7.4% 급락해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산업용 수요가 많아 경기 선행지표처럼 쓰이는 구리 가격도 전날보다 9.12%나 떨어졌다. 3일 8만 달러 초반까지 내려갔던 비트코인 가격도 쉽게 반등하지 못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장중 한때 3.9% 선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4.1%대에 머물렀던 10년물 금리는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위험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하락(가격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금 수요가 늘면서 미국 달러화지수도 0.93% 올랐다.

글로벌 자산 시장이 패닉 상태로 내몰린 것은 무차별적 관세 전쟁으로 물가가 뛰고 경기는 나빠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급속히 확산한 탓이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신규 데이터와 전망 변화, 위험 균형 등을 충분히 지켜본 뒤 통화정책을 고려하겠다”며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드러내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도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기존 21.5%에서 5.6%로 낮췄다. 그러면서 연준이 해당 기간 금리를 25~50bp(1bp=0.01%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78.5%에서 94.4%로 높였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45.61까지 올라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지표도 이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관세 역풍 조짐이 심상치 않자 월가에서는 올해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상호관세 발표 직후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3%로 1.6%포인트나 낮췄다. 특히 미국 내 실업자가 200만 명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계 IB인 바클레이스도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을 -0.1%로 수정했고 스위스계인 UBS도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로젠 앤젤레스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주가 하락은 미국과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일관성 없는 무역 정책에 대한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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