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도요타자동차의 ‘국내 생산 300만 대 체제’ 목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00만 대는 일본에서의 고용과 공급망, 제조 기술 유지를 위해 필요한 마지노선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글로벌 생산을 견인하기 위해 경쟁력을 키우는 현장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 악물고 지켜내왔다”고 강조했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요타의 미국 판매 대수는 233만 대지만 미국 현지 생산 대수는 127만 대다. 나머지는 일본이나 캐나다·멕시코 등에서 수입했다. 일본에서 미국으로의 수출 대수는 일본 내 생산 전체(312만 대)의 약 17%에 해당한다. 도요타는 당분간 원가 절감을 추진해 미국 차량의 판매 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추가 관세가 장기화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골드만삭스증권은 도요타가 가격을 올릴 경우 미국 판매 대수의 5~8%가 감소하고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영업이익이 6%(3400억 엔)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관세 회피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것이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이어서 시간이 소요되는 미국 내 생산 증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닛케이는 “가격 인상이든 생산 이전이든 어느 쪽을 선택해도 도요타의 공급망에는 큰 리스크가 따른다”며 “오랫동안 내세워온 일본에서의 연간 300만 대 생산이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일본에서 중소기업을 포함해 약 6만 개의 거래처로부터 납품을 받는다. 300만 대는 이들을 포함해 일본의 고용과 제조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치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격 인상으로 판매 대수가 줄거나 현지 생산이 늘면 일본에서의 생산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닛케이에 따르면 렉서스의 세계 판매 절반 가까이가 북미 몫이며 이 차종은 거의 일본 아이치현과 규슈에서 생산된다. 미국 내 생산은 일부 차종에 그친다. 렉서스의 북미 판매 감소나 현지 생산이 진행되면 일본 내 공급망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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