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 근처에서 중국인 2명이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한 사건이 발생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씨 등 2명을 형사 입건하고 출국정지 조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3시 30분께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주둔한 수원 공군기지 근처에서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착륙 중인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행동을 목격한 주민은 "남성 2명이 공군기지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이에 사건 현장을 관할하는 화성동탄경찰서 안보 수사 담당자 및 경기남부경찰청 테러·방첩 수사 담당자 등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이들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중국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0대 학생들로, 사건 3일 전인 지난달 18일 관광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에서는 비행 중인 전투기 사진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이들이 수원 공군기지 외에 다른 군사 시설이나 공항이나 항만 등 국가중요시설에서도 범행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이들은 경찰에 "평소 비행기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보고, 대공 용의점 여부 등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국가정보원 건물을 드론으로 촬영한 중국인이, 지난 1월에는 제주국제공항을 드론으로 찍은 중국인이 각각 경찰에 검거됐다. 두 사건 모두 현재까지 드러난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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