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미국)는 국내 팬들에게 친숙하다. 2017년과 2019년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에서 우승해 한글이 새겨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토머스는 키 178cm에 몸무게 73kg으로 덩치가 큰 편은 아니다. 그래도 어디 가서 거리로 꿀리지는 않는다.
토머스는 올해 3월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 때 펄펄 날았다. 10언더파 62타를 때리며 코스레코드 타이를 작성했다. 그날 평균 310야드, 최장타 322야를 날렸다.
토머스의 장타 비결은 익히 알려진 대로 지면 반력 활용이다. 그는 PGA 투어 선수 중에서도 지면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축에 속한다. 임팩트 때 양발 뒤꿈치가 모두 들릴 정도로 지면을 강하게 밀어 주기에 국내에선 ‘까치발 스윙’으로도 불린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도 거리를 늘리기 위해 지면 반력 동작을 따라 해보지만 타이밍이 흐트러지고 볼의 방향까지 흔들린다고 하소연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발로 지면을 차는 흉내만 내면서 상체는 볼을 향해 덤비고 팔로만 휘두르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 1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는 토머스의 모습이다. 다운스윙 초기 모습을 보면 오른발로 벌써 지면을 강하게 밟기 시작했다. 이 단계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은 오른쪽 어깨가 볼을 향해 내려가는, 소위 ‘덤비는 스윙’을 하는 실수를 자주 한다. 거리 욕심이 앞선 탓이다. 이에 비해 토머스의 오른쪽 어깨를 보면 여전히 백스윙 때의 각을 유지하고 있다. 팔이나 어깨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임팩트 때는 양발 뒤꿈치가 땅에서 들릴 정도로 최대의 파워를 발휘하고 있는데, 목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벨트 버클을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지면을 차는 데에 그치지 않고 회전력을 더해주는 동작이다. 파워를 더욱 끌어 올리고 방향성까지 잡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오른팔은 여전히 겨드랑이에 붙어 있다. 임팩트 직후에는 몸을 쭉 일으켜 세우며 버클을 목표 방향으로 완전히 돌려주고 있다.
지면 반력을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선 단순히 발로 지면을 미는 게 아니라 ‘밀면서 돌려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발, 엉덩이, 어깨가 유기적으로 매끄럽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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