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인 켄 그리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월가의 거물들이 잇따라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핀은 마이애미대학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연 소득 5만 달러를 버는 중산층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식료품, 진공청소기, 새 자동차를 사는 데 20%, 30%, 40% 더 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온다는 꿈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건 20년에 걸친 이야기”라며 “20주가 아니라 2년이 아니라, 수십 년의 꿈”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중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연락해 정책을 재고할 것을 촉구해 달라고도 했다.
그리핀은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로 미국이 국제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약화 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70~80년 동안 세계를 이끌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은 자유 세계의 리더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길인 듯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인 그리핀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그는 관세는 동맹국과 신뢰를 해치는 협상 수단이라면서 미국인의 경쟁력을 약화 시킬 수 있는 조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앞서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주주 연례 서한을 통해 관세로 물가가 오르고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은 물론 미국의 위상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빌 애크먼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일시 정지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핵겨울이 닥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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