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수출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본격화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8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주요 수출기업 17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1.8%는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중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57.1%, ‘매우 부정적’은 14.7%로 나타났다.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 기업은 단 3.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장벽을 높이고 철강, 자동차 부품, 기계 등 지역 주력 산업에 미칠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미 수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두드러졌는데, 올해 대미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은 46.3%로 가장 많았다.
철강선 제조업체와 자동차부품업체 등은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철강 쿼터제 및 관세 조치로 피해를 입었으며 추가적인 관세 부과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조선기자재업체와 변압기 수출기업 등 일부 기업은 환율 상승과 조선업 호조 등 기회 요인을 기대했다.
대응책 마련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9%는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응책을 마련한 기업들 중에서는 신규시장 개척과 R&D 투자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많은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 없이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대미 관세 및 무역 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력 강화(21.8%)와 신시장 진출 지원(21%)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지목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아직 제한적이지만 관세 부과 역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 감소와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지역 기업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면서 “정부 차원의 외교 협상력 강화와 지역 특화 맞춤형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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