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코트를 호령했던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 다운 완벽한 마무리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우승을 결정 지은 마지막 경기에서 무려 34점을 상대 코트에 퍼붓고 우승을 일궈내며 최고의 선수 생활 마무리를 스스로 만들었다. 우승이 결정된 순간 김연경은 특유의 포효 섞인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김연경의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5차전에서 세트 점수 3대2(26대24 26대24 24대26 23대25 15대13)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1위팀 흥국생명은 적지에서 치른 챔프전 3·4차전을 모두 내줬지만 안방에서 펼쳐진 세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에 통산 네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은 이날 승리로 2020~2021시즌 V리그 복귀 이후 세 번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 꿇었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김연경의 복귀 이후 흥국생명은 세 차례 챔프전에 올랐으나 2020~2021시즌은 GS칼텍스, 2022~2023시즌은 한국도로공사, 2023~2024시즌은 현대건설에 각각 밀려 준우승의 고배를 마셨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6대24로 챙긴 흥국생명은 2세트 20대24로 뒤지며 세트를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상대의 범실과 김연경의 수준 높은 연타 등으로 24대24 듀스를 만든 뒤 2점을 연이어 얻어내며 26대24로 2세트를 가져왔다.
챔프전 첫 두 경기를 내주고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온 정관장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쌍포’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고공 스파이크를 앞세워 3세트를 26대24로 챙기더니 4세트 마저 25대23으로 가져오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팽팽했던 두 팀의 승부는 결국 최종 5세트에서 마무리됐다. 두 팀은 세트 중반까지 10대10 균형을 이루며 접전을 펼쳤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에이스’ 김연경이 나섰다. 김연경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11대10 1점 차 리드를 만든 흥국생명은 15대13으로 5세트를 챙기며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프전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정관장은 2011~2012시즌 이후 13시즌 만에 통산 네 번째 챔프전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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