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가 핀란드 이발로 UTAC 주행 시험장 내에 전용 겨울용 타이어 시험센터를 설립하며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 시험센터는 겨울철 극한 환경에서 타이어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겨울용 타이어는 눈길과 빙판길처럼 최대 8배 미끄러운 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낮은 기온에서 고무가 딱딱해지는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특수 고무 소재와 정밀한 패턴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술적 요구 사항은 혹독한 겨울 환경에서 철저한 테스트를 통해서만 충족될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이번 시험센터 설립을 통해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고 연구·개발 과정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넥센타이어는 시험센터를 통해 겨울철 내내 안전적으로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했다. 기존 1개월 수준이던 겨울용 타이어 시험 기간이 최대 4개월로 늘어나면서 심층적인 연구와 검증이 가능해졌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핀란드 이발로 UTAC 시험장을 단기 계약으로 활용해 왔으나, 올해부터 전용 트랙을 활용해 겨울용 타이어의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설립된 시험센터는 UTAC 시험장 내에 위치한다. UTAC은 유럽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험 시설로, 북극권에서 약 300km 떨어진 지리적 조건 덕분에 극한의 겨울 환경에서 타이어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이번 시험센터는 연구 개발용 사무실과 작업장, 축구장 20개 길이에 달하는 눈길 및 빙판길 트랙으로 구성되며, UTAC이 건설과 운영을 맡는다. 본격적인 운영은 올해 12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넥센타이어는 이번 시험센터를 통해 유럽 겨울용 타이어 기준인 3PMSF(삼각설산) 마크 획득 테스트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넥센타이어는 이미 국내 태백과 뉴질랜드 와나카에서도 겨울용 타이어 시험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겨울 조건을 재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테스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넥센타이어는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도입한 ‘High Dynamic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가상 환경에서 최적의 원료 배합과 패턴 형상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트랙에서 반복 테스트를 진행해 모의실험과 실제 주행 간 성능 오차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핀란드 시험센터 설립은 이러한 온·오프라인 테스트 체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겨울용 타이어 기준이 점점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시험센터 설립으로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핵심 기술 연구를 통해 겨울용 타이어 성능을 한층 높여 당사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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