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6월 3일로 확정된 가운데 아직 뚜렷하게 압도적이라고 할 만한 주자 없이 여러 후보들이 대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일찌감치 이 대표를 내세워 친명계를 중심으로 ‘어대명’(어차피 대선은 이재명) 기류를 굳히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여야를 통틀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승부를 겨루기 위해서는 중도층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장미 대선’의 주요 변수로는 반(反)이재명 정서, 윤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 개헌론이 꼽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 속 국민의힘은 호남 출신 대선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북 출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전남 출신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다만, 선출직 경험이 없는 한덕수 대행은 대선에 나설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게 정설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 내내 총리를 역임한 점에서 정권 책임론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은 확장성에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자연스럽게 이정현 전 대표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출마했으면 좋겠다”면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정현 전 대표는 “대선 후보가 되면 현실 정치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만큼, 대선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치밀하고 집중적인 개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국민 개약으로 개헌에 올인해 그 역할을 다 다겠다”며 “보수당 출신 호남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호남 출신 인사와 러닝 메이터가 돼 차별없는 균형 감각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초의 보수당 호남 출신 선출 당대표’였던 과거 이력을 강조하면서 '아래로부터의 혁명'과 다스리고(統) 거느리는(領) 대통령이 아닌, 소통하고(通), 귀기울이는(聆), 소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호남권 후보들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호남권 주자들의 출마로 일종의 컨벤션 효과가 나올 수 있고 국민들에게 지역 통합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정현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초대 정무수석비서관과 2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연임했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국회에 18대 국회에 입성했으며, 19대(곡성군·순천시 재보궐선거)·20대(순천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정현 전 대표는 국회의원 시절 ‘호남 민원 해결사’로 불리는 등 민주당 일색의 호남 정서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은 그의 활발한 의정활동에 대한 향수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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