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출 서류 조작 등의 수법으로 18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우리은행 직원 30대 A 씨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 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A 씨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5회에 대출금 177억 7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이미 대출받은 고객 17명의 명의를 도용해 '여신거래약정서' 등 대출 신청 서류를 위조한 뒤 해당 은행 본점 담당자에게 보내는 등 마치 정상적인 대출 계약인 것처럼 속였다.
지난 2023년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개인 대출고객 2명에게 연락해 남아있는 대출 절차를 위해 이미 입금된 대출금을 잠시 인출해야 한다고 속여 2억 2000만 원을 지인 계좌로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는 범죄 수익 대부분을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을 맡은 창원지법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는 피해 복구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을 고려해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우리은행에 105억 2000만 원을 배상할 것도 명령했다.
그러나 A 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5월 14일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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