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3)은 마스터스 사전 이벤트인 파3 콘테스트를 시작하기 전 웨지로 볼을 떨어뜨리지 않고 튕기는 저글링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같은 조로 파3 콘테스트를 돈 것도 벌써 3년째. 셰플러가 데리고 나온 아기와 눈을 맞추며 ‘삼촌미’를 뽐내기도 했다.
10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 연결된 9개 파3 홀에서 파3 콘테스트를 마친 김주형은 “마스터스 준비는 잘됐고 한편으로는 (기다리느라) 길었다. 목요일(1라운드)이 온다니 설렘이 크다”고 말했다. “오거스타내셔널에 올 때마다 특별한 기분이고 항상 처음 오는 것 같다”는 그는 “몇 년 간 여기 오면서 조금은 경험이 쌓인 것 같고 경쟁할 준비가 됐다”고도 했다. “마스터스를 경험하는 첫해는 아니기 때문에 잠은 잘 잘 것 같다”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의 김주형은 올해가 세 번째 마스터스 참가다. 앞서 두 번 다 컷을 통과해 2023년 공동 16위, 지난해 공동 30위를 했다. 2라운드 뒤 공동 50위로 턱걸이 컷 통과를 했지만 마지막 날 66타를 치는 분전으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친한 사이인 세계 랭킹 1위 셰플러와 관련한 질문도 받았다. 김주형은 “셰플러의 경쟁심은 누구도 못 따라온다. 다른 때는 모르겠지만 골프할 때 그런 경쟁심이 보인다”며 “내 돈을 뺏으려 할 때나 메이저 대회 우승하려 할 때 특히 그렇다. 눈빛은 그대로인데 경쟁심은 달라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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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에서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것, 성공을 관리하는 법이 다르다”고 셰플러의 특별함을 설명한 김주형은 “성공했다고 달라지는 사람은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다. 경쟁을 사랑하고 더 나아지는 과정을 즐긴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김주형은 “이런 골프는 타이거 우즈 이후 보지 못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안다. 덕분에 그를 지켜보는 게 즐겁고 그의 성공을 보는 기분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지금처럼 잘할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셰플러와 친분을 통해 받는 영향을 두고 “확실히 나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치를 높여준다. 단순히 친구라는 사실로 성공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겠고 내가 스스로 갖춰야 할 가치나 수준 등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주형은 10일 오후 11시 26분 조던 스피스(미국), 티럴 해턴(잉글랜드)과 같은 조로 1라운드 1번 홀을 출발한다. 셰플러는 오후 11시 15분 경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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