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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세계를 누비는 K뷰티의 추진력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지난해 3월,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가 방한했다. 그런데 막상 다저스가 치른 야구 경기를 기억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다저스에 대해 사람들이 떠올리는 장면은 따로 있다. 선수들과 함께 온 아내들이 국내 화장품 매장을 찾아 쇼핑을 하고 활짝 웃는 사진이다. 지난해 한국에 왔던 외국인이 돈을 가장 많이 쓴 곳은 화장품 매장이라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도 다르지 않다. 해외 크리에이터가 한국 브랜드의 쿠션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고 나서 자신의 피부색과 맞는 제품에 만족하는 영상은 5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지금 아마존·알리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K뷰티가 단연 돋보이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화장품의 수출 증가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2012년 처음 흑자에 접어들더니 가파르게 성장해 2024년 수출은 102억 달러, 무역수지는 8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미국·일본에서는 전통적인 브랜드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우리나라가 수입국 1위로 올라섰다. 수출 시장도 중국 위주에서 미국·일본은 물론 중동·남미·아프리카까지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우리 화장품 산업에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무엇보다 우리 화장품 기업의 혁신 노력이 숨어 있다. BB크림, 쿠션 파운데이션 등의 혁신 제품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글로벌 소비자의 니즈를 재빠르게 파악해 제품화로 이어지게 한 것도 주효했고, K컬처의 약진은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밑거름이 됐다.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이 오늘의 K뷰티 붐을 이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제조업과 책임 판매업을 구분하도록 개선해 창의력을 가진 중소 브랜드 기업들이 제조 시설 없이도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수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왔다. 제조 업체는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제조·품질관리 수준은 한층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국제표준과 조화되도록 해 수출 시 인증 부담도 덜어주었다.

개별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출국의 규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규제조화지원센터’를 통해 중국·미국뿐 아니라 중동·남미 등 수출 전망이 높은 신흥 시장의 인허가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코스봇’을 통해 맞춤형 규제 상담을 지원한다.

나아가 중국·미국·필리핀 등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규제 장벽을 낮추는 규제 외교도 넓히고 있다. 지난주에 필리핀과 체결한 양해각서가 대표적인 예다. 앞으로 필리핀은 우리 기능성 화장품 제도를 도입하고 우리 제품에 대한 심사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최근에 중국·미국 등에서 소비자 안전을 위해 안전성 평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도 국제 수준에 맞는 안전성 평가 제도를 마련해 K뷰티의 안전과 품질을 더 높여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다.

지난주 화장품법 개정으로 매년 9월 7일이 화장품의 날로 지정됐다. 화장품의 국제적 위상을 널리 알리고 산업 발전을 더욱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려면 안팎에서 병아리와 어미 닭이 함께 쪼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줄탁동시(啐啄同時) 마음으로 K뷰티가 글로벌 강자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와 함께 세계인의 마음을 매료시켜나갈 K뷰티의 멋진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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