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인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1일(한국 시간) 제89회 마스터스 1라운드 8번 홀(파5)에서 위기를 맞았다.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잘 보냈는데 하필 디봇(잔디의 팬 자국)에 볼이 들어가 있었다. 깨끗하기 그지없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의 페어웨이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 디봇이었다.
하지만 그린 밖 오른쪽에서 셰플러의 웨지를 떠난 볼은 이상적인 방향으로 낮게 날아가 그린에 앉더니 마운드를 타고 핀 쪽으로 굴러 내려갔다. 이어 세 번째 버디 성공. 셰플러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에서 치른 대회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7언더파 선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3타 차이인 공동 2위에 올라 대회 2연패 전망을 밝혔다.
경기 후 셰플러는 8번 홀 세 번째 샷 상황에 대해 “정말 큰 디봇이어서 상당히 어려웠다. 하지만 원하는 스핀이 잘 걸린 아주 잘 친 샷이 나오면서 핀 4.5m에 멈춰 세웠다”고 돌아봤다.
7번 홀(파4)과 17번 홀(파4)에서는 두 번 다 기막힌 벙커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7번은 많은 스핀을 먹인 정말 멋진 벙커 샷이었고 17번은 잘 친 티샷이 나무와 가까운 어려운 지점에 가고 말았다. 하지만 훌륭한 벙커 샷과 좋은 퍼트로 잘 막았다”는 설명이다. “경기 내내 볼을 잘 몰아갔고 좋은 상황을 많이 만들어냈다”고 셰플러는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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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플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해 다른 어느 대회보다 더 잘 준비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저 하던 대로 준비한 것인데 다만 시간이 쌓이면서 앞선 다른 대회들보다는 더 준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얘기였다”고 다시 설명했다.
맑은 날씨 속에 적당한 바람이 분 이날 “그린이 딱딱해서 어려운 편이었다”는 셰플러는 “남은 사흘이 오늘보다 더 쉬워질 것 같지는 않다”고 경계했다. 2라운드에는 비와 돌풍 예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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