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부착해 사용하면 일산화탄소(CO) 중독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구 주변 공기 순환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소비자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삼발이 커버 5종을 구매해 연소 시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한 제품에서 사람이 3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1만 2800ppm 이상까지 도달했다.
해당 제품을 포함한 4종에서는 불을 켠 지 약 3분 만에 4종에서 200ppm 이상 일산화탄소 농도가 측정됐다. 200ppm은 사람이 단시간에 두통과 판단력을 상실할 수 있는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 기준이다.
다만 이번 실증 실험은 밀폐된 공간에서 조리도구 위에 포집기를 설치해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다. 환기가 양호한 환경이라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삼발이 커버 등 추가 부품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삼발이 커버는 가스레인지의 화력 조절, 바람막이 등을 목적으로 판매하는 보조 장치다. 가스레인지와 조리도구 사이 연소용 산소에 영향을 미쳐 불완전연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장착해 사용했다가 목숨을 잃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장착해 한약재를 끓이던 중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으로 사망했으며, 2023년 12월에도 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장착해 사골을 끓이던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으로 숨졌다.
소비자원은 가스레인지 제조·판매 7개 사에 삼발이 커버 등 추가 부품 사용 주의, 일산화탄소 발생 관련 표시를 강화해 달라고 권고했다. 또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입점 업체가 가스레인지 추가 부품 판매 시 사용에 관한 주의사항을 충분히 안내하도록 요청했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도 해당 정보를 제공해 전국의 도시가스 사용 소비자들에게 삼발이 커버의 위험성 등 정보를 전달하기로 했다. 가스안전공사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스레인지 제조사에서 만들지 않은 추가 부품 사용금지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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