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의 ‘닥터카’가 중증외상환자 생존율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같은 닥터카는 외상외과 전문의가 구급차에 탑승해 현장으로 출동하는 ‘도로 위 외상센터’로 불리고 있다.
14일 길병원에 따르면 닥터카는 외상 환자 이송과 처치를 위해 외상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현장으로 출동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인천시와 가천대 길병원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2019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화재, 폭발,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했을 때 구급차 안에서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골든타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예방가능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닥터카의 궁극적인 목표다.
닥터카는 지난 6년간 121건 출동과 394건의 의료지도를 수행했다. 외상전문의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구급차 이송과 닥터카 이송 중 어느 방법이 더욱 효과적인지를 판단해 출동 여부를 결정한다. 2022년에는 공장 근로자가 파쇄기에 팔이 끼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119가 기계와 환자를 분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자 외상팀이 닥터카를 현장으로 출동해 환자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교통사고로 간이 심하게 파열돼 목숨을 잃을뻔한 환자가 ‘닥터카’의 활약으로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60대 여성 신 모씨는 지난 3월 24일 오후 인천 계양구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직 중이던 외상외과 이길재 교수는 환자가 이송 중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닥터카 출동을 결정했다. 출반 전 해당 병원의 영상 자료를 전달받아 환자의 간 손상 정도를 확인하고, 신속한 지혈을 위해 응급색전술을 담당하는 영상의학과 황정한 교수를 호출했다. 이송을 시작하며 해당 병원에 수혈과 중심정맥관 삽입을 요청했다. 가천대 길병원에 도착 후 신 씨는 곧바로 시술실로 옮겨져 색전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전원 요청을 받고 약 한 시간 만에 수술을 한 신 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큰 후유증 없이 열흘 만인 지난 4일 퇴원했다.
이처럼 닥터카를 운용하는 인천권역외상센터는 2014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뒤 10여 년간 중증외상환자를 비롯해 외상환자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매년 약 2000명 이상의 외상 환자를 치료하며, 그중 중증도 점수(ISS) 15점 초과인 중증외상환자도 연간 800명가량에 이른다. 권역외상센터 설립 이전 국내 예방가능사망률은 약 35%에 달했으나, 전국에 권역외상센터 개소된 이후 13% 수준으로 감소했고,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예방가능사망률은 6%대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중증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하고 살리려는 의료진들의 사명감과 노력 덕분에 가천대 길병원이 지역사회에서 최종 단계의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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