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한 의대 본과 3·4학년을 유급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도 조만간 수업 미복귀 본과생 유급 처리 절차를 마무리 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의대의 유급 시한이 이번 주 도래하고 40개 의대 재적생의 수업 참여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의대생 ‘줄유급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14일 고려대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의대생 유급 처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학교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유급 데드라인인 이날 학칙대로 수업 미복귀 학생들에게 유급을 통보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호성 고려대 의무기획처장도 “유급은 의대 학장단에서 원칙대로 처리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려대 재학생들은 수업일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유급 대상이 된다. 유급 대상자는 본과 3·4학년 120여 명이며 학교 측은 빠른 시일 내 유급 예정 통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연세대도 15일 본과 1~3학년에게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는 15일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내고 본과 4학년 중 최종 유급 대상자도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연세대 의대는 이달 7일 본과 4학년 48명에게 문자로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냈고 이후 이의신청을 받았다. 고려대와 연세대를 시작으로 이번 주 중으로 다른 의대에서도 유급 결정이 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대학들은 학생들이 통상 출석 일수를 4분의 1 또는 3분의 1을 채우지 못할 때 유급 처분을 내리는데, 18일이 대다수 의대가 정한 최소 수업일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각 대학들은 학칙에 따라 수업 불참 시 유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고 의대생들은 수업 거부를 고수하는 등 양측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대규모 유급 사태는 물론 내년 24~26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 현실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의대 교육 파행을 막기 위해 수업 복귀 여부와 관계 없이 교육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동결 발표를 먼저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교육부는 수업 참여 여부를 보고 내년도 정원을 확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의대 정상화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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