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이 발발해 고교 교련 연대장 신분으로 조국을 지키기 위해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한 후 18세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이 전사 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2000년 10월 경북 경주시 안강읍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 신원을 국군 제7사단 소속 고(故) 주영진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주 일병은 1950년 8월 자원입대해 대구 제1훈련소에 학도병으로 합류한 후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시간도 없이 기계·안강 전투에 투입됐다가 전사했다. 참전 6일 만이다.
6년제 전북공립중학교에 다닌 고인은 의협심이 강하고 리더십이 있어 교련 연대장(학생회장 겸임)을 지냈다. 북한군 남하 소식을 듣자 친구들과 함께 전북 남원시까지 걸어가 학도병으로 입대했다. 당시 고인의 부친이 만류하자 고인은 “전쟁이 안 났으면 모르는데 전쟁이 나서 나라가 어렵기에 빨리 가야 한다”며 집을 떠났다고 한다.
고인의 신원 확인은 유가족 탐문팀이 지역별 전사(戰史) 연구를 기초로 병적부와 전사자 명부를 분석해 전사자의 본적지 확인 후 행정관서의 협조를 통해 유가족의 소재를 추적, 유가족 유전자 시료도 탐문관이 직접 방문해 2022년 확보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15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유가족 대표인 친조카 주명식(76) 씨는 “호국의 성지 대전현충원에 삼촌을 모시게 돼 큰 영광”이라며 “드디어 조상님 한을 풀어드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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