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첨단세포치료사업단 소속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연구팀이 면역거부 반응을 최소화한 '저면역원성 유니버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줄기세포는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다. 특히 피부, 혈액 등의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도입해 만든 줄기세포의 경우 인체 내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고 해서 '유도만능줄기세포'(iP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라고 부른다. iPS는 환자의 몸에 이식하면 면역 시스템이 이를 외부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면역 거부 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세포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연구팀은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인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주요 유전자를 조작했다. 체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인 HLA-A, HLA-B, HLA-DR 알파(DRA)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면역 반응을 최소화한 것이다.
분석에 따르면 유도만능줄기세포 클론 'Clone A7'은 세포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핵심 마커인 Oct4, Sox2, Klf4, Lin28, SSEA4, Nanog, Tra-1-60 등이 정상적으로 발현됐다. 이는 여러 세포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인 다능성이 유지된다는 의미다. 연구팀이 세포의 유전자 구성이 정상적인지를 확인하는 핵형 검사를 시행한 결과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인체의 모든 조직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본 층인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인 인터페론 감마를 자극했을 대도 HLA-A, HLA-B, HLA-DR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아 면역 회피 특성을 입증했으며, 면역 세포가 새로 생성된 iPS 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인 iPS는 장기이식, 난치성 질환 치료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세포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맞춤형 치료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지현 교수는 "동종 세포 치료에서도 면역 거부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는 입셀, 가톨릭대 유도만능줄기세포 응용연구소, 성균관대 바이오헬스규제과학과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EMM(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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