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논밭과 저지대로 이뤄졌던 부산 강서구 명지동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BJFEZ)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국제 비즈니스, 첨단산업, 세계적인 교육과 주거가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약 6.4㎢ 규모로 조성되는 명지국제신도시는 단순 도시 개발을 넘어 지역 경제와 동남권의 경쟁력을 견인할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사업은 3조6856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1단계 개발은 이미 완료됐다.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사업은 2026년 12월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1922㎢ 부지에 주거와 업무시설을 확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산진해경자청은 명지를 단순히 새로운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와 ‘일하기 좋은 도시’라는 두 가지 목표를 충족하는 곳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명지국제신도시의 변화는 인구 증가라는 뚜렷한 지표로 나타난다. 개발 전인 2009년 명지동의 인구는 약 1만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3월 기준 5만4374명의 인구를 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총 인구가 8만 74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첨단산업 및 연구개발(R&D)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한 걸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데상트코리아 R&D센터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IDC, SA지오랩 R&D센터 등 세계적 수준의 R&D시설이 입주해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산업 융합의 지역 경제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항체 바이오 의약품 개발부터 임상·상업화·생산까지 아우르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 형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를 통해 석·박사급 연구인력 채용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내 산학연 협력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제조·(IT) 융합 간담회와 인공지능(AI) 도입 컨설팅 지원사업 등을 통해 첨단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고 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도입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
교육과 주거 환경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 로얄러셀스쿨과 웰링턴칼리지 국제학교 유치는 단순히 교육시설 확충을 넘어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부산진해경자청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학교는 국제적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며 외국인 투자자와 고급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중 로얄러셀 부산캠퍼스는 내년에 착공해 2028년 8월 개교한다. 웰링턴칼리지는 1만2800여㎡ 규모의 유·초등 국제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추진 중이며 향후 중·고교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낙동아트센터와 같은 문화 시설 및 명지 국회 도서관 등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현재 유치를 추진 중인 국내외 종합병원이 설립되면 글로벌 교육환경, 명품 주거단지, 첨단산업 중심의 우수한 산업기반이라는 요소를 모두 갖출 전망이다.
명지국제신도시의 또 다른 강점은 뛰어난 접근성이다. 부산항 신항과 김해공항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이미 물류와 교통의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가덕도 신공항과 진해 신항 개항이 예정된 상태여서 향후 물류 허브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교통 수요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 과제인 명지지구 2단계 간선도로 확장사업 및 진입도로 개선사업도 추진 중이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자청장은 “명지국제신도시를 바이오·IT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해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국제 신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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