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美, 상호관세 협상 ‘속도전’…車 부품 관세는 유예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주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나설 것이며 “먼저 합의하는 국가가 유리할 것”이라고 언급해 빠른 합의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 관세의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 상무부는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16일에는 일본, 다음 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며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먼저 움직이는 사람의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사람이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협상 상대국을 향해 최대한 빨리 최선의 협상안을 갖고 오라는 의미로 읽힙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회사는)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다른 곳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에서 만들기 위해 전환하고 있다. 그들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를 적용할 대상이 멕시코·캐나다산 부품만을 말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미 상무부는 관보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반도체 및 제조 장비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조사를 이달 1일부터 시작했다고 이날 적시했습니다.
젠슨황, 마러라고 회동 열흘 뒤 700조원 AI 투자 계획 내놨다
엔비디아가 TSMC·폭스콘 등 대만 기업과 함께 향후 4년간 미국에서 최대 5000억 달러(약 711조 원)에 달하는 인공지능(AI) 하드웨어를 생산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 시간) 마러라고에서 만나 미국 투자와 AI 가속기 중국 수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뒤 열흘 만에 나온 공식 발표입니다.
14일 엔비디아는 TSMC·폭스콘·위스트론 등과 “미국산 AI 슈퍼컴퓨터를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 칩셋은 이미 TSMC의 애리조나 피닉스 파운드리에서 생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폭스콘·위스트론과는 텍사스에 AI 가속기를 데이터센터용 서버로 제작하기 위한 100만 평방피트(9만 3000㎡) 규모의 공장을 신설합니다. 이 공장은 12~15개월 안에 대량생산에 본격 돌입합니다. 또 공장 설계와 운영에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 로봇도 제작한다는 구상입니다.
엔비디아는 미국 내 생산 강화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영향을 피하는 한편 대(對)중국 AI 칩 수출 허가를 받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테크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올 1분기에만 160억 달러(약 22조 원)에 달하는 중국 전용 AI 가속기 ‘H20’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보조금 협박'에 하버드 첫 공개 반기
미국 하버드대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캠퍼스 내 반(反)유대주의 근절 압박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미국 내 60여 개 대학이 같은 이유로 보조금 삭감 압박을 받는 가운데 나온 첫 공개 저항으로 반발 기류가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14일(현지시간) 교내 커뮤니티에 보내는 글에서 “우리 대학은 독립성이나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학칙 개정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과 관련해 미국 대학 내 친(親) 팔레스타인·반유대주의 시위가 격화하자 각 학교에 학칙 개정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달 초엔 하버드대를 비롯해 60여 개의 대학에 “반유대 차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해 학교 평판이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지속적인 재정 관계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9가지 조처 실행’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금지와 다양성·평등·포용(DEI) 프로그램 폐지 등도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87억 달러(약 12조8000억원) 규모 보조금 지급과 하버드대와 맺은 2억5560만 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재검토하겠다고 압박했지만, 학교 측은 ‘독립성을 놓고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가버 총장의 입장이 나온 지 얼마 안 돼 미 정부 내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는 하버드대에 수년간에 걸친 보조금 22억달러(약 3조1000억원)와 계약 6000만 달러(약 854억원)를 동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