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최고 49층, 5962가구 규모로의 재건축을 추진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 추진 20여 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집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은마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열람공고가 진행된다. 공고에는 용적률 320%를 적용해 최고 49층, 5962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기존 정비계획보다 184가구 늘어난 규모다. 앞서 은마아파트는 2023년 용적률 300%를 적용해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계획안을 수립한 바 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현재 최고 14층, 4424가구 규모다. 조합은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받아 역세권 개발을 적용해 용적률과 가구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해왔다. 역세권 개발은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 역 인근에 있는 정비구역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올려주는 제도로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됐다. 단 이를 통해 늘어나는 가구 수의 일부를 뉴:홈 공공분양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번 변경안에 따른 공공 임대·분양 물량은 1000여 가구 규모로 전해졌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올해 1월 총회를 열고 법적 상한 용적률인 360%를 적용해 최고 층수를 49층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 결과 등을 반영해 용적률을 320%까지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재건축 상징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는 1998년 재건축 추진을 결정했지만 안전진단과 정부 규제, 조합 내분 등의 요인으로 오랜 기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0년 만인 202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재건축이 가시화되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1일 35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올해 1월 실거래가(30억 4000만 원)보다 5억 원 뛴 금액이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2월 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적용을 해제한 바 있는데, 당시 은마는 재건축 추진 단지로 리스트에서 제외된 바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허구역 해제 단지들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은마아파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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