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이 붕괴되고 있다.”
“900명의 초·중생과 120명의 유치원생 급식을 7명이 담당한다.”
“임금은 낮고 방학 때는 무급이다. 누가 일하려고 하겠는가.”
학교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실무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임금이 낮고 일이 힘들어 그만두는 근로자가 늘고 있지만, 학교는 부족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상황은 다시 실무사의 노동 강도를 높이고 퇴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한 전국 학교급식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급식 조리실무사 중 정년을 채우지 않고 자발적으로 퇴사한 비율은 60.4%다. 이 비율은 2022년 56.7%에서 2023년 57.5%로 계속 오르고 있다.
입사한 지 3개월 이내 퇴사한 비율도 상승세다. 2022년 상반기 11.7%였던 퇴사율은 작년 상반기 15.6%로 증가했다.
하지만 학교는 부족하고 이탈한 학교급식실 인력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급식실 채용 미달비율은 평균 29%다. 서울의 경우 이 비율은 84.5%로 3배가 넘는다.
비정규직노조는 이 상황을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리실무사는 센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낮고 산재 위험까지 높아 근로자들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노조는 “집단급식을 하는 공공기관 보다 최대 3배까지 많은 식수 인원을 담당하는 학교급식은 노동강도가 상상을 넘는다”며 “근골계질환 발생률은 농업인과 선박 제조업 보다 높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산재 신청 건수는 214건에 이른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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