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이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올 1분기 인천국제공항발 중국행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다음 달 3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에는 하루 평균 21만 명이 인천공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6일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미디어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1분기 경영 성과 및 황금연휴 혼잡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인천공항은 올 1분기 총 10만 5817회 여객기를 운행하며 1860만 6590명의 여객을 실어 나른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여객기 운항은 5.7%, 여객 운송 실적은 7.8% 각각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최다를 기록했던 2019년 1791만 2518명(하루 평균 19만 9028명)보다도 3.8% 늘어난 역대 최다 실적이다.
단거리 해외여행이 전반적인 수송 실적 확대를 견인했다. 원·달러 환율과 유류비 상승 등이 단거리 여행 선호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1월 8일부터 한국인에 대해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중국으로의 출국이 대폭 늘어났다. 중국 여행객은 26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늘어나 전체 여객의 14.3%를 차지했다. 이는 모든 노선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대표적인 단거리 노선인 동남아 노선은 567만 명의 여객을 수송해 가장 큰 비중인 30.5%를 기록했다. 일본행 여객 또한 481만 명으로 전체의 25.9%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4% 늘어났다. 미주 여객은 15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반면 호주 등 대양주행 여객은 68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9% 줄어들었다.
항공사별로는 대형 항공사의 실적이 11.3% 성장한 반면 저비용 항공사는 2.6% 상승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여파로 저비용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여객 비중을 차지하던 제주항공의 운항편과 여객 수가 각각 7%, 15.5% 떨어진 영향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은 올해 국제선 여객을 적게는 7127만 명, 많게는 7664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국인 여행 증가와 해외 공항의 노선별 실적 회복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발 관세 리스크와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그만큼 부채비율도 늘어났다. 올 1분기 인천공항의 매출은 6432억 원으로 2019년 1분기 매출액인 6585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은 1991억 원, 당기순이익은 1662억 원으로 2019년 1분기 대비 각각 56.8%, 66.3% 수준에 그쳤다. 또한 2019년 1분기 31.1%였던 자산 대비 부채비율 역시 올 1분기 102.1%로 폭증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2019년 동기 대비 위탁용역비와 감가상각비가 늘어나는 등 영업 비용이 대폭 증가했다”며 “부채비율은 4단계 건설 사업 등 투자 확대로 지속 상승해왔지만 순차입 감소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근로자의날과 부처님오신날·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등이 몰려 황금연휴가 만들어지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하루 평균 21만 1000명의 여행객이 인천공항을 방문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날은 5월 3일 토요일로 1터미널 14만 5819만 명, 2터미널 7만 2193만 명 등 총 21만 8000여 명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은 양 터미널의 2번 출국장 오픈 시간을 기존 오전 6시에서 오전 5시로 한 시간 앞당겨 혼잡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160명의 단기 인력을 투입하는 동시에 검색 장비 가동률을 100%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주차 수요가 집중될 것을 대비해 공항 청사 부근 4350면 규모의 무료 임시주차장을 운영하고 임시순환버스를 최대 3대 투입한다. 출국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스마트패스에 대한 홍보와 승객들이 스스로 짐을 부칠 수 있는 셀프 백드롭 운영 지역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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