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6월 초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향후 거취를 묻자 “(사직)입장을 표명한 직후에 상호 관세 이슈가 터지고 대응을 하다보니 F4에 계신 장관님(최 부총리)이나 총재님(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께서 업무 역량을 모으자고 해 여기까지 이르렀고 결론적으로 사표 수리가 안 된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정 위원장이 “사의 표명을 거둬들이고 계속 열심히 일하겠다는 건가”라고 묻자 “거둬들인 적은 없는데 어쨌든 수리가 안 된 건 맞다”고 말했고, 정 위원장이 “일을 하는 건 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예”라고 답했다.
앞서 이 원장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며 거부권 저지에 “직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한 부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자 이 원장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2022년 6월 7일 금감원장으로 취임한 이 원장의 임기는 올 6월 6일까지다. 이 원장 직전 임기를 다 채운 금감원장은 2021년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원장을 칭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질의 초반 “윤석열 정권에서 공직자다운 공직자를 몇명 못 봤는데, 이 원장이 나름 소신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해 준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정 위원장도 이 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뜻을 밝히자 “기왕하는 거 열심히 해달라”며 격려했다. 이는 민주당 주도로 추진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이 원장이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까지 입법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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