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 청문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후 휴대폰을 교체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국채 보유’ 논란에 관해서는 “오해를 불러일으켜 안타깝고 공직의 무게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최상목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를 실시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상계엄 이후 휴대폰을 교체했냐”고 묻자 최 경제부총리는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장경태 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계엄 직후인 12월 7일 휴대폰 기기를 바꿨다. 이 자료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물었다. 정 위원장이 “이건 분명한 위증”이라며 몰아붙이자 최 부총리는 “날짜를 정확히 기억을 못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최 부총리가 미국 국채에 투자한 걸 두고도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최 부총리는 “소극적 포트폴리오 추천을 받아 지난해 8월 미국 국채를 매입했다”며 “2018년부터 갖고 있던 외화 예금을 미 국채로 바꿔 환율 변동과는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국채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의 위헌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최 부총리에게 “권한대행 직무 수행 기간이 88일 정도인데 마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다”고 따졌다. 이에 최 부총리는 “제 전임자(한덕수 권한대행)가 당시 대행이 임명할 권한이 제약되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관행이라고 했다”며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임명했고 마지막 한 분(마 재판관)은 여야 합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는 “스토킹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파국이 오기까지 탄핵을 30번 하는 등 얼마나 많은 수단을 동원했는지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조배숙 의원도 “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도 못했던 국무위원들을 내란 동조라고 몰아가는 것은 과도하다”며 민주당의 연쇄 탄핵 추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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