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혼인이 급격하게 늘면서 예식장 예약난을 겪고 있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예식을 치를 수 있도록 백석동 신청사 일부 공간에 조성하려던 시민예식장이 시의회 예산 삭감으로 무산됐다.
17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시민들을 위한 예식 비용부담 완화와 스몰 웨딩문화 정착을 위해 일산동구 백석동의 업무빌딩 별관 20층에 ‘시민예식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으로 인테리어 공사비 1억 4000만 원과 물품 구입비 34000만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사업이 백지화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은 고양시가 '2024년 시군종합평가 우수시군'으로 선정됨에 따라 경기도로부터 받은 인센티브인 상사업비로 이미 관련 예산은 확보해 둔 상태였다.
특히 최근 3년 간 코로나19 사태로 미뤄뒀던 결혼 수요가 몰리면서 예약은커녕 비용도 급증해 예비 부부들의 부담을 키우면서 청사 등 공공시설을 예식공간으로 활용하는 전국 지자체 사례도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의 이같은 결정은 시대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경기도 내 용인 등 지자체들도 실내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활용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예산 삭감으로 시민예식장 조성에 큰 차질을 빚게 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향후 다각적인 방안 모색을 통해 사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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