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 첫 관세 협상을 마친 뒤 양측이 되도록 조기에 합의해 정상 간에 발표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초 협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환율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쌍방이 솔직하고 건설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하고 가능한 한 조기에 합의해, 정상간에 발표할 수 있도록 목표로 하며 ▷다음 협의를 이달 중 실시할 수 있도록 일정 조정을 하고 ▷각료 레벨에 더해 사무 레벨에서의 협의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지극히 유감이라는 점을 표명하고 관세 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90일 안에 딜(협상)을 완료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가능한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전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초 환율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날 교섭에서는 따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환율은 의제가 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일전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 간의 회담에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고, 상대방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의 의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언급을 삼간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본격적인 각료 협상에 앞서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아카자와 졍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협의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일본이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 정책 시행 이후 첫번째 직접 협상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많은 나라가 이번 협상 및 향후 전개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무역 협상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된다는 의미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미일 무역 협상을 '기니 피그(guinea pig) 협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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