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 인근에서 규모 5.2 지진이 발생한 직후 동물원 코끼리들이 한데 모여 새끼를 보호하는 놀라운 장면이 포착됐다.
15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있던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가 지진 발생 직후 달려와 새끼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물원 측이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는 제목으로 올린 35초짜리 짧은 영상에는 우리 안을 평화롭게 거닐던 코끼리 5마리는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자, 마치 약속한 듯 넓은 공터 중앙에 모여들어 새끼를 지키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진동이 멈출 때까지 주변을 경계하며 새끼를 보호했다. 약 4분가량 원형 대형으로 새끼를 감싸던 코끼리들은 흔들림이 사라지자 평소대로 돌아갔다.
동물원에 따르면 코끼리들의 이런 행동은 ‘경계 원형’(alert circle)으로 불린다. 위협을 감지했을 때 새끼와 무리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이다. 동물원 측은 “코끼리는 매우 지능적이고 사교적인 동물"이라며 "발로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성체 코끼리 중 한 마리는 새끼의 어미이고, 나머지는 새끼를 같이 키운 암컷들"이라며 "이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코로 새끼를 반복적으로 두드리고 얼굴도 토닥이며 ‘괜찮아’, ‘너희는 안전한 원 안에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지진은 오전 10시 8분쯤 샌디에이고 카운티 내륙 지역 줄리언의 남쪽 4㎞ 지점에서 발생했다. 첫 지진 이후 인근에서 규모 2.5에서 3.0의 여진이 7차례 이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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