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神算)’이라고 불리는 프로 바둑기사 이창호 9단이 시니어 세계바둑대회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이 9단은 16일 오후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회 블리츠자산운용 시니어 세계바둑 오픈’ 결승에서 유창혁 9단에게 304수 만에 흑 2집 반승을 거뒀다.
왕년의 바둑 전설들이 맞붙은 결승 대국은 시종 치열하게 전개됐다. 초반에는 유 9단이 앞섰지만 중반 이후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가 요동쳤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승부 끝에 이 9단이 끝내기에서 확실한 승세를 굳히며 2집 반을 남겼다.
이 9단은 우승을 차지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유 9단은 항상 어렵게 생각하는 선배라서 열심히 두자고 생각했고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며 “바둑이 잠깐씩 싫증 날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바둑을 어렸을 때부터 할 수 있어 복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앞으로도 즐겁게 생각하고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블리츠자산운용 시니어 세계바둑 오픈은 프로·아마추어와 국적 경계를 허문 글로벌 오픈 대회다. 프로는 남자 50세 이상, 여자 40세 이상 기사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졌고 아마추어는 남자 50세 이상, 여자 19세 이상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우승 상금은 3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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