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인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방산 기술기업 팔란티어, 안두릴과 함께 그룹을 이뤄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사업을 수주할 유력업체로 꼽히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X와 소프트웨어업체 팔란티어, 드론 제조사 안두릴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미국판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의 핵심 부분 구축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세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기업가들이 설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미 국방부가 스페이스X가 이끄는 이 그룹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골든 돔에 대한 결정 과정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최종적으로 누가 선정될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주간 이들 세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와 국방부 고위 관료들과 만나 골든 돔 구축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계획은 지구 궤도를 돌며 미사일을 탐지하고 그 움직임을 추적하는 400∼1000여 개의 위성을 만들어 발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페이스X는 골든 돔 계약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설정해 정부가 이 시스템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기술 접근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 방법이 시스템을 더 빠르게 구축할 수 있지만, 정부가 구독에 묶이게 돼 지속적인 개발 및 가격 책정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국방부 관리들은 구독 기반 모델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도 “이러한 (구독 모델) 방식은 골든 돔처럼 크고 중요한 방위 프로그램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짚었다.
머스크는 이날 로이터의 보도가 나간 뒤 X(옛 트위터)에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다른 업체들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현재 이 사업에는 180여 개 업체가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그룹이 골든 돔 계약을 수주할 경우 실리콘밸리가 수익성 높은 방위산업에서 거둔 최대 성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의 록히드마틴, 노스럽 그러먼, 보잉 등 전통적인 방산업체들에는 큰 타격이다.
한편,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행정부에 깊이 관여하는 머스크가 국방부의 대규모 계약을 수주하는 것은 이해충돌 문제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