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소도시 첼시에서 마을 주민 300여 명이 동네 서점 이사를 위해 발 벗고 나서 화제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첼시의 '세렌디피티 북스' 서점에 마을 주민 300여 명이 모였다. 6살 아이부터 91세 노인, 휠체어를 탄 주민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주민들이 모인 이유는 29년 된 동네 서점의 이사를 돕기 위해서였다. 서점은 기존 장소에서 한 블록(약 300m)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야 했다. 하지만 주인 튜플린은 아르바이트 직원 외 인력이 없어 9100여 권의 책을 옮기기 어려웠다.
재정 상황도 여의치 않아 이삿짐센터를 고용하기도 부담스러웠다. 2017년부터 서점을 운영해 온 튜플린은 서로 돕는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서점 측이 자원봉사자 모집 공지를 올리자 예상을 뛰어넘는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두 줄로 '인간 띠'를 만들어 책을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9000여 권의 책을 옮겼다.
주민들은 서로 책을 전달하며 "이 책 읽어보셨나요?", "이건 정말 좋은 책이네요" 등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튜플린은 "많은 사람들이 돕고 싶어 했고, 마을에 큰 활기가 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9000여 권의 책은 두 시간도 채 안 돼 새 서점으로 이송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책들이 알파벳순으로 차곡차곡 정리된 것이다.
인구 5300명의 첼시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이 이웃끼리 서로 돕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봉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이 지역사회가 얼마나 특별한지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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