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전환(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 게임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국 법원이 성별 판단의 기준을 구체화함에 따라 영국 사회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영국 대법원은 자국 평등법의 영향을 받는 사안에서 여자는 생물학적 여성을 말한다고 16일(현지시간) 결정했다.
평등법은 개인이 차별에서 보호받고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 법률을 보완하고 통합해 2010년 시행됐다. 이 법률은 공공과 민간 부문을 따지지 않고 고용, 교육, 의료, 주거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만큼 이번 대법원 결정이 몰고 올 파장이 크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향이 가장 먼저 가시적으로 드러날 분야는 시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공간이다. 남자나 여자 전용 화장실, 탈의실, 쉼터 같은 곳에 성전환자들의 출입을 통제할 법적인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아가 여성 전용이나 남녀를 구별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성전환자들이 출전하는 스포츠 경기에도 그간 치열한 논란이 있던 만큼 어떤 변화가 닥칠지 주목된다. 생물학적 남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에 반대해온 이들은 대법원 결정이 성전환자 출전을 금지하라는 명확한 지침이라고 주장한다. 교육계에서는 남학교나 여학교가 트랜스젠더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두고 입학 정책을 만들어가는 데 확실한 기준을 갖게 됐다. 모성 보호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들의 경우에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정책 대상을 구체화할 토대를 마련했다. 남녀의 임금 격차와 같은 통계에서도 트랜스젠더들의 자료가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재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국에서도 생물학적 성만을 인정하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는 올해 2월 5일 미국 내 트랜스젠더 여성들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랜스 여성의 출전을 허용한 각급 학교에는 모든 연방 지원이 중단된다. 트럼프는 "남자를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시키면 '타이틀9' 위반으로 간주해 제재하겠다"며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두 가지뿐"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최근 성전환 선수가 스포츠 게임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국의 한 여성 펜싱 선수가 “나는 여성이고 상대는 남성인데 이 대회는 여성 토너먼트다. 상대 선수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며 성전환 선수와의 대결을 거부해 실격 처리된 일도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