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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마저 인구소멸 비상"…'제2 주소제' 연계해 효과 극대화

■이재명 부동산 공약…'1주택 특례' 적용 지역 확대

부산 11곳·대구 4곳 인구소멸위험

전국 준공 후 미분양 81%가 지방

평창 '세컨드홈' 거래 2.5배 급증

국힘도 공감…후속절차 탄력 기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가 19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경선 결과 발표를 들은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캠프가 인구 감소 지역에만 적용되는 ‘지방 주택 추가 구입 시 1가구 1주택 특례’를 인구 소멸 위험 지역까지 확대 추진하는 것은 지방 중에서도 그나마 주택 매입 수요가 큰 광역시 단위의 자치구도 포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 정부는 ‘세컨드홈’ 정책을 통해 인구 감소 지역에 국한해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하고 광역시일 경우에는 인구 감소 지역일지라도 부동산 투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범위를 제한해왔다. 이에 부산 영도구 등은 인구가 감소해 부동산 경기가 휘청거렸음에도 혜택을 볼 수 없었다. 이에 부산원도심산복도로협의체는 지난해 “세컨드홈 정책 대상에서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원도심 지역인 동구·서구·영도구가 제외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균형발전과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정책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의 허민 공동 대표는 “단계별로 인구 감소 지역에서 인구 소멸 위험 지역까지 1가구 1주택 특례를 넓혀가야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과 통합’은 앞으로 추가되는 인구 소멸 위험 지역 등을 합해 160개 자치구까지 넓혀 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 소멸 위험 지역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2024년 기준 전국 228개 자치구 중 130개의 자치구가 해당된다. 인구 감소 지역(행정안전부 지정)인 89개 자치구에 41개 자치구가 더 포함된다. 늘어나는 인구 소멸 위험 지역 등을 합해 160개 자치구까지 넓혀 갈 수 있다는 게 허 교수의 주장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은 전라남도와 경상북도가 각각 20곳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강원도 16 △전라북도 13 △경상남도 13 △충청남도 12 △부산광역시 11 △충청북도 9 △경기도 6 △대구광역시 4 △인천3 △대전광역시2 △ 울산광역시 1 등의 순이었다. 2023년과 비교해보면 11곳이 새롭게 소멸 위험 지역에 포함됐고 이 가운데 8곳(부산 북구·사상구·해운대구·동래구, 대구 동구, 대전 중구·동구, 울산 울주군)이 광역시 지역이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우려로 광역시를 제외하며 1가구 1주택 특례를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광역시의 인구 감소 속도를 고려하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허 대표는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가격 문제 등을 고려하면서 세율, 적용 아파트 가격 등을 감안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에 단비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분양 주택의 상당수가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에 몰렸기 때문이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에서 인구 추계를 뻥튀기해 공급을 늘려왔다”면서 “하지만 인구가 줄다 보니 과잉 공급이 돼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2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3722가구로 지방 물량(1만 9179가구)이 전체 악성 미분양의 81%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충북(565가구)이 전월보다 40.2%(162가구)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경상도 역시 급증해 경북(2502가구) 13%(288가구), 경남(2459가구)은 21%(427가구) 급증했다.



‘성장과 통합’은 1가구 1특례 제도를 국민 제2 주소제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허 대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늘어가고 있다”며 “국민 제2 주소제를 도입해 고향의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감소 문제로 발생하고 있는 빈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빈집 정보 웹사이트인 ‘빈집애’에 따르면 지자체가 실시한 2024년 빈집 행정조사에서 전라남도의 빈집은 2만 5채에 달했다. 전라북도도 1만 8300채에 달했고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이 1만 1000채가 넘는다.

지방 주택 추가 매입의 1가구 1주택 특례 효과는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 거주자가 평창에서 매입한 주택 수는 2023년 181가구에 불과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세컨드홈 정책이 시행된 지난해부터 445가구로 무려 264가구(145.9%)가 급증했다. 평창의 서울 거주자 매입 주택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는데 지난해 대폭 증가로 돌아서며 2017년(826가구)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충북 보은도 서울 거주자 매입 주택이 2023년 24가구에서 지난해 90가구, 인천 옹진 역시 26가구에서 73가구로 증가했다.

국민의힘 역시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대선 이후 세법 개정 등의 후속 절차도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월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며 “인구 축소와 수도권 인구 집중, 지방 소멸 등 시대에 맞는 과감한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인프라 개선 등 지방 주택 수요를 늘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주 여건 개선 없이 인구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일자리나 교통, 주거 환경 등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2 주소제=지방 인구 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개인에게 주민등록지 주소 이외의 주소를 하나 더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인구 관리 정책이다. 이미 독일과 오스트리아·스위스·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이 정책을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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