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을 먹은 후 알코올 섭취 시 숙취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시간대(6~12시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숙취 유발 물질)의 혈중 농도가 위약을 먹었을 때보다 약 48.7% 낮았습니다. 설문 조사에서도 정신없음과 오한 등이 유의하게 줄어드는 걸 확인했습니다.”
박민규 청주오송첨단임상시험센터장(충북대 의과대학 임상약리학 교수)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HK이노엔 숙취해소제 ‘컨디션’ 인체적용시험과 관련해 “실험군의 아세트알데히드 혈중 농도가 위약 대비 약 3.7시간 빠르게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과학적으로 숙취 해소제의 효과를 확인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전체 시간 범위에서 컨디션을 섭취한 실험군은 위약 대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약 12.3% 낮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음료에 대해서만 ‘숙취해소'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2018년 2236억 원 수준에서 2023년 약 3500억 원으로 급성장하며 효과에 대한 실증 자료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른 평가 지표는 △혈중 알코올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숙취 개선 정도 설문지 답변이다. 업체들은 전문의 또는 병원, 국내외 대학, 식품등 관련 전문 연구기관에 인체적용시험을 의뢰했고 HK이노엔의 경우 임상에 준하는 인체적용시험을 하기 위해 청주오송첨단임상시험센터를 찾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컨디션이 숙취 증상을 낮추는 이유에 대해 박 교수는 “숙취 해소를 위해서는 알코올 대사에 필요한 효소와 대사 과정에서 부족해지는 영양성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컨디션에 함유된 효모추출물혼합분말, 니파팜농축분말, 자리추출물과 미배아발효추출물이 알코올 대사에 필요한 효소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소실되는 영양성분을 보충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분석법을 개발한 것도 이번 시험의 특징이다. 박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휘발성이 높은 물질이라 기존 엘라이자 분석법으로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을 활용해 4분 이내에 빠르게 검출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주종 선택에도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증류주 기반 술은 숙취가 덜하고 담금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아 정확한 시험을 위해 주종 선택부터 공을 들였다”며 “소맥(소주와 맥주)은 물론 포트와인, 위스키, 고량주 등 다양한 술을 혼합해봤고 그 결과 숙취 유발률이 제일 높았던 위스키와 포트와인을 1대 1로 섞은 술로 시험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숙취해소 제품으로 신고된 품목 총 177개 제품 중 올해 3월까지 81개 품목이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제출했다. 식약처는 숙취해소와 관련된 모든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올해 6월까지 검토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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