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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가짜 휴전' 종료…미·러·우크라 갈등 심화로 국제 정세 소용돌이

협상교착 타개는커녕 상호 공방 이어져

러 종전·美 중재 의지 의문…우크라 좌절

2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 제93여단 병사들이 정교회 부활절 과자를 들고 군 사제가 거룩한 물을 뿌려주는 의식을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30시간 부활절 휴전'이 종료되면서 미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휴전 선언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각국 간 대립만 격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설정한 부활절 휴전 시한은 모스크바 현지 시각으로 이날 0시(한국시간 오전 6시) 도과했다.

30시간의 짧은 휴전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444차례 공격하고 크림반도, 브랸스크, 쿠르스크, 벨고로드 등 접경 지역에서 드론 공격을 900회 이상 벌이는 등 1000번 넘게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그 결과 민간인 사상자와 민간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러시아가 더 많은 위반을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오전부터 러시아의 포격이 오히려 늘어났고 자국 진지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67차례 이뤄졌다며 오후 8시 기준으로 2000회가 넘는 러시아의 휴전 위반이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21일 오전에는 러시아의 휴전 약속 위반이 3000회에 육박했다고 집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이는 푸틴 대통령이 군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진정한 종전 의지 없이 그저 유리한 선전에만 관심이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군 제93기계화여단의 병사 세르히는 로이터에 "휴전 선언은 마치 양보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바깥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전장의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냉소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역할 약화와도 직결된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이 일방적 휴전을 선언한 직후에도 미국은 그 일방적 성격에 대한 지적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에도 실질적 노력 없이 휴전 연장을 희망한다는 뜻만 반복해서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군사 지원을 사실상 중단하고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비례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영유권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오는 24일 미국에 광물 접근권을 부여하는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시점에 트럼프 행정부가 크림반도 영유권 문제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광물 협정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의 '친 푸틴' 발언에 대해 점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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