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인중개사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924명으로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봄철 이사 수요가 많은 3월은 전통적으로 개업이 활발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1~3월 누적 개업자 수도 2720명에 그쳐 처음으로 3000명 선이 무너졌다.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기간 4000명 이상이 개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업보다 폐업이 늘면서 전체 개업 중개사 수는 11만1613명으로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도 15만4669명으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의 원인을 부동산 거래 시장 불황에서 찾는다. 지난해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100만6019건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이는 2006년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공개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협회 관계자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여전한 데다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전반적인 거래 자체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 시장도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개업하는 공인중개사가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폐업을 원해도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 자리를 지키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12월 1472명이 폐업한 반면 올해는 1월 852명, 2월 956명, 3월 1028명 수준에 그쳤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사무실 임대차 계약이 남아 어쩔 수 없이 버티는 중개사들이 많다”며 “대출, 세제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단편적인 대책으론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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