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에서 소형 아파트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근 5년 간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공급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며 전체의 10%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지방의 1~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70%에 달해 소형 아파트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20~2024년) 지방에서 분양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공급 비중(임대 제외)은 △2020년 18.5% △2021년 14.78% △2022년 9.17% △2023년 9.66% △2024년 8.28%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입주 물량 비중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소형 아파트 입주 비중은 △2020년 16.75% △2021년 17.16% △2022년 22.34% △2023년 20.70% △2024년 13.21%로 줄어들었으며, 특히 올해는 10.54%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공급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수요층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방의 1~2인 가구는 △2021년 791만 6682가구 △2022년 813만 6848가구 △2023년 831만 8035가구 △2024년 849만 5057가구 △2025년 3월 기준 855만 7924가구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지방 전체 가구의 약 69.93%를 차지하는 수치로, 1~2인 가구가 주택시장에서 주요 수요층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될 경우, 지방 주택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증가, 청년층의 독립 수요, 고령화 등으로 인해 소형 아파트의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전세난 심화, 매매가 상승, 주거 불안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에서 거래된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1만 234건으로, 전년 대비 5.81%(6052건) 증가했다. 이는 실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1~2인 가구는 빠르게 늘고 있는데, 소형 아파트 공급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이런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 전세난은 물론, 희소성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최근 소형 아파트는 4Bay 구조, 팬트리·알파룸 등 중대형 못지않은 공간 활용도를 갖춘 설계로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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