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럭셔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LX700h를 타고 한적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위를 달렸다. 스티어링 휠에서 전달되는 감각과 노면을 타고 주행질감 모두가 고급스럽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누르자 LX 700h는 묵직하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시속 100㎞가 넘는 속도에도 실내는 흔들림 없이 고요하다. 엔진음은 들리지 않는다. 풍절음과 진동도 적절히 억제됐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고급 라운지에 앉아 있는 듯 차분함이 느껴지며 “역시 렉서스”라는 감탄이 나온다.
렉서스의 LX시리즈는 ‘어떤 길에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럽게’라는 콘셉트로 개발된 플래그십 SUV다. 이 가운데 LX700h는 수십 년 간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편안함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이어온 렉서스의 결과물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렉서스 브랜드 복합공간 ‘커넥트투’에서 경기도 시흥의 한국도요타물류센터까지 약 60km에서 LX 700h를 경험하면서 이 같은 렉서스의 철학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실내는 조용했고 주행도 안정적이다. LX 700h는 LX 라인업 중 최초로 새롭게 개발한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실제 공차 중량 2840㎏에 달하는 무거운 차량이지만 3.5리터 V6 트윈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된 파워트레인이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갔다. 최대 출력은 총 464마력, 최대 토크는 66.3㎏·m다. 10단 자동변속기은 정숙한 주행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엑셀의 반응과 속도에 따라 기어 변속 타이밍을 최적화해 최상의 승차감을 구현해낸다. 최신용접기술을 도입해 고강성으로 설계된 프레임도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비포장도로의 울퉁불퉁한 노면에 올라섰을 때에도 차량은 흔들림 없이 자세를 유지했다. 주행환경에 따라 승차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동형 차고 조절 서스펜션(AHC)이 적용된 덕분이다. 에어서스펜션와 비교해 내구성과 빠른 반응속도가 장점으로 꼽히는 기술이다. 수동으로도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데 총 4단계 설정으로 최대 27㎜ 하향, 103㎜ 상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기역학 성능을 강화하거나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과 멀티 터레인 셀렉트, 크롤 컨트롤 등 오프로더 사양도 험준한 주행환경을 주파하는 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LX 700h는 700㎜의 도하 성능도 갖추고 있다.
큰 차체에 비교적 좁은 2850㎜의 휠베이스도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축간거리가 넓으면 험로 주파가 어려워지고 짧은 경우에는 뒷좌석 승객의 불편함이 커진다. LX700h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 ‘황금 균형’을 찾았다.
실내 역시 고급감과 기능성을 모두 갖췄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자리 잡은 컨트롤 패널이다. 다소 투박하게 생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차량을 조정할 수 있는데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량인 만큼 터치식 패널보다 물리 버튼으로 차량의 구동 방식을 직관적으로 바꿀 수 있게 설계됐다. 이 기능은 오조작을 줄이고 주행 모드 선택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편의 사항도 충분하다. 뒷좌석에는 11.6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2열 승객이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VIP 트림의 경우에는 오목한 형태의 무중력 시트가 적용돼 더욱 편안한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 25개의 스피커를 탑재한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도 압권이다. 실제 경쾌한 음악을 재생하자 360도 서라운드 사운드가 풍부한 음향으로 주행 경험을 한층 끌어올렸다.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SS+) 역시 적용돼 긴급 제동, 차선 유지, 크루즈 컨트롤 등 기능을 통해 주행 중 사고 위험을 줄여줬다.
렉서스는 뛰어난 성능과 럭셔리한 승차감을 고려해 차량 가격을 책정했다. LX 700h의 가격은 △오버트레일 1억 6587만 원 △럭셔리 1억 6797만 원 △VIP 1억 9457만 원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연비다. 연비가 복합 기준 리터당 8㎞, 정부공인 표준연비 5등급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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